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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55
죽음
2012/01/28 01:13  |  고수 생각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죽음입니까? 아닙니다.
내 생명은 하느님께 감추어져 있습니다.
내가 사는 땅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주님의 것입니다.
내 소유물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나의 보화는 하늘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저들이 나를 쫓아내면 나는 엘리야처럼 될 것이고
구덩이에 던져 넣으면 예레미야처럼 될 것입니다.
굴에 던져 넣으면 다니엘처럼 될 것이요
바다에 던지면 요나처럼 될 것입니다.
돌로 친다면 스테파노처럼 될 것이고
목을 벤다면 세례자 요한처럼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를 매질한다면 사도 바오로처럼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의지하고 믿으니 아무런 두려움도 없습니다.
내가 당하는 모든 고난과 사건을 통해서 하느님은 높임을
받을 것이며,
나는 환난 중에 주시는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기도.

차동엽, 통하는 기도, 위즈엔비즈, 2008. 333쪽 참조.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입증입니다." (히브 11, 1). 아멘.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임진년, 검은 미르의 해를 시작하며 요한 금구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되돌아봅니다.
늘 저의 곁에서 저를 지켜주시고 제 삶의 여정에 함께 하신 주님께 올 한 해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 영광을 올리는 나날이 되기를 빕니다.
세상의 죽음도, 악도, 명예도, 권력도, 재산도, 미움도, 질투도, 시기도,
교만도, 허세도, 절망도, 허탈감도, 죄책감도, 열등과 피해의식도, 무관심도,
저를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음을 알기에 더 마음을 비우고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겸손과 온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시리라 믿습니다.
올 한 해에도 솔로몬처럼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삶의 지혜를 주십사 청하며
이만 줄입니다.

혜성헌에서 길벗 고수 외침.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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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8 01:13 2012/01/28 01:13
2011/12/11 00:28  |  선장의 하루

사제의 고백과 다짐

1. 사제는 하느님을 체험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이 체험은 오직 이웃을 위한 십자가의 삶 안에서만 확인되고 가능한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사제적 삶의 근거와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스도 없이 사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2. 사제는 십자가를 살아가는 위타적 존재이며 하느님 나라를 선취한 가시적 징표입니다.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서 죽기까지, 십자가에 죽기까지 고통을 당하신 그리스도는 바로 십자가의 수락이 부활이며 생명임을 확인해주셨습니다.

3. 십자가는 개인적 정화와 구원은 물론 사회적 해방과 우주적 변혁을 가져온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또한 종교의 위선과 불의한 권력의 산물입니다. 때문에 십자가는 온갖 불의와 폭력에 대한 공개적 거부이며 하느님의 무서운 심판입니다. 사실 교회는 십자가를 고백합니다. 이에 교회는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해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자유, 그리고 평화를 선포하며 역사적 공존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구원과 해방은 정의의 실현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4.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며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죽어야 산다는 십자가의 역설과 순교의 길을 몸소 보여주시고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제의 삶은 참으로 순교입니다. 사제의 길은 철저한 비움과 십자가의 죽음 바로 그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지금 여기 역사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하고자
서품 때의 약속을 되새기며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우리는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분단의 현실과 아픔인 민족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겠습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하느님을 고백하며 인간이 중심이고 목적인 공동선의 원리가 실현되도록 헌신하겠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없이 추구하는 영광의 부활, 그 허상을 부수고
또한 자유와 기쁨이 없는 희생과 고통만의 거짓 십자가 등 그리스도의 진리를
변질시키는 온갖 우상의 십자가, 이 모든 종교적,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저항하겠습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해방하시고 모든 이에게 자유를 주신 성령의 도구, 사랑의 실천자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를 본받아 모든 양심인과 연대하여
정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이 실현되는 아름다운 인간공동체를 이 땅에 이룩하겠습니다.






2011/12/11 00:28 2011/12/11 00:28
2011/07/01 06:58  |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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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느님, 나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제라드 맨리 홉킨스(Gerard Manly Hopkins.S.J.)

오! 하느님, 나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하늘이 내게 그러기를 바라기 때문도 아니고,
사랑하지 않고 끝없는 본질 속에 서 있는 것이
두려워서도 아닙니다.

주님, 주님, 내 예수님.
주님은 죽어 가시면서도
내게 당신 팔을 내미셨습니다.
큰 고통을 당한 손톱과 창에 찔린 상처,
조롱당하고 초췌해진 얼굴,
헤아릴 수 없는 슬픔,
땀과 근심과 넘어야 할 고비,
인정(認定)과 죽음, 이 모든 것들은 나를 위한 것,
그리고 나는 주님 앞에서 죄를 짓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그토록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내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늘을 위해서도 아니고,
주님을 사랑함으로써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아니고,
오직 주님께서 내게 보여주신 그 방식대로,
나는 사랑하고, 주님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주님을 사랑해야 하겠습니까?
주님은 나의 왕, 내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2011/07/01 06:58 2011/07/01 06:58
2011/03/30 06:15  |  선장의 하루
-아름다운 사제의 손

우리가 인생의 유년기를 시작할 때,
또 삶의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사제들의 손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베푸는 참된 우리의 체온
우리는 그 손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죄에 물든 우리를 천사처럼 순결하게 만드는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매일매일 제단에서 바치는 미사를 통해
어좌에 앉은 왕의 모습을 보듯
우리는 그의 손을 보느니,

그들 자신의 위대함과 장점이 결여된다 해도
사제의  품위는 언제나 가장 뛰어나고
숭고한 선물인 것을.

아침의 고요 속에 태양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무렵,
영성체로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깨끗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나약한 우리가 시시로 죄의 유혹에 떨어져서
길을 잃고 방황할 때
그 부끄러움, 그 잘못을 단 한 번도 아니고
거듭 거듭 사해주는 거룩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사람들이 인생의 반려자를 구해 결혼식을 올릴 때,
주께 대한 사랑으로 서약이나 서원을 할 때,
다른 손들은 잔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지만,
사랑의 약속을 하나로 묶어 축복해주는 감사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손.

우리들의 눈썹에 죽음의 슬픈 이슬이 맺힐 때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하는 손.
하느님의 영원한 축복 속에 우리의 눈을 감겨주는

그 아름다운 사제의 손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 형석 스테파노 신부님 서품 11주년에
국립경찰병원 천주교 원목실 봉사자 일동 드림.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예전에 서품기념일에 받은 글인데 이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며
사제 수품때의 첫마음이 생각납니다.
모든 이의 길벗이 되고픈 마음, 그 길이 어떤 길일지라도 함께 걷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 사순시기에 주님께서 우리를 보살펴 주시는 그 손길을
가슴 깊히 사제의 손을 통해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저의 바램이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길벗 고수 외침.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힘쓰십시오.
여러분 안에 계셔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켜 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필립 2, 12b-13). 아멘.
2011/03/30 06:15 2011/03/30 06:15
2010/02/13 08:03  |  선장의 하루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저는 무녀 독남 외아들로 4년 전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쓰러져 돌아가시어
지금은 어머니도 홀로 살고 계십니다.
7월 5일 성 김 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이 바로 저의 사제 서품일입니다.
본당에서 사목을 하다가 원목을 한 지는 5년째 입니다.
처음 병자들을 만나는 것이 무척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아픈 분들을 매일 만나 그들의 시름과 한탄을 듣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제 생애 가장 큰 상실을 체험한 뒤에 병자들과 보호자인 가족들에게
더 큰 연민과 공감을 느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미리 원목을 통해 죽음으로 인한 상실을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하느님의 사랑과 그 돌보심이 얼마나 크신지 말로 다 할 수 없음을 체험했습니다.
그 이후로 원목자에게는 "살아있는 문헌"인 환자분들을 뵐 때마다
그들이 몸과 마음의 고통 속에서도 주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까지 생명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느님 은총과 사랑 덕분이라는 고백을 통해
앓는 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모든 분들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분"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사랑살이 믿음터 가족들이 되시길 손 모아 기도합니다.
 
추신:
1. 저의 서품 성구는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 8, 31-32) 말씀입니다. 아멘.
 
2. 좋아하는 것은 바다, 배, 등대, 파랑, 사진, 그림, 국악, 째즈 보컬, 클래식, 꿈꾸기, 김민기, 김광석, 장필순, 이상은, 안도현, 안치환, 바비킴, 전제덕, 우리차, 중국차, 진한 커피, 다기, 책, 만년필, 커리, 고기, 고추와 고추장, 막걸리, 독주(진도 홍주같은), 양주, 포도주, 향과 향로, 모든 과일, 수영, 스킨 스쿠바, 세일링, 스케이트, 탁구, 농구, 축구, 당구, 스키, 포커, 고스톱 등등.
 
3. 사랑하는 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여인, 그리고 나.
 
4, 즐겨하는 것은 목욕, 사진 찍기, 음악 듣기, 책 읽기, 성경 쓰기, 다운 받은 영화 몰아 보기, 담배 피기,
놀기, 잠자기, 늑장 부리기 등등.
 
5. 싫어하는 것은 물렁물렁한 음식(두부, 묵, 삶은 당근)과 풀(야채, 나물 등등), 황색, 남앞에 서기,
소란스러운 것, 노래방, 왁스 노래, 변명, 신체적 특징의 별명과 놀림, 술 마실 때 말 많은 것, 뒷북치는 것,
뒷담화, 기수나 연배 따지는 것.

이상 두서 없이 저랑 사귀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봅니다.
 
길벗 고수 외침.
2010/02/13 08:03 2010/02/13 08:03
2008/06/02 11:06  |  선장의 하루
 

이보게 친구야!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이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벼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요,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들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고,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도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던 서산대사, 그가 85세로 운명하기 직전, 위의 시를 읊고 나서 제자들 앞에서 앉아서 입적하였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지난 사목이란 월보에 서품 동기 신부가 지인에게 받은 글이라고 소개한 뒤
실은 글입니다.
삶과 죽음, 존재와 소유가 무엇이길래, 늘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야를 고민해야 한다고 배우고 가르쳤으면서도 아직 그 미완성된 인생을 버거워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의 옛날 사진을 옛 홈피에서 발견하고 여기 올립니다.
이보게 친구야!

길벗 고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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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2 11:06 2008/06/02 11:06
2008/04/05 23:03  |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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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길을 함께 걸으시며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대해 일깨워주신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가 24, 26).

내 삶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실망과 좌절에 빠져있을 때, 고난과 시련이 닥쳐올 때에 잊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
십자가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그 고통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이 내 삶의 아픔을 홀로 견뎌내도록 내 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죽음을 앞두시고 절규하시는 기도 속에는
하느님의 부재가 오히려 가장 가까이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고 맡기는 기도임을 나는 내 삶 속 시련을
통해 깨닫는다.

"아, 이제 죽었구나!"하는 순간 주님은 내가 그랬듯이 "기꺼이 그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신다."

실망과 좌절, 고난과 시련은 죽음이라는 허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죽음이라는 자기 비허의 양식 속에
또 다른 희망과 영광의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주님 부활을 통해 알려 주신다. 바로 인생의 숱한 아픔 안에서 나는 삶의 희망이 거기에 감춰져 있음을 느낀다.

Aphantos(볼 수 없는)이라는 표현, 시야에서 사라지신 주님은 늘 우리의 삶을 통해 당신을 알아 보는 그 순간
이미 당신이 내 삶의 길을 함께 걷는 동행자이심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은 내 이해와 인식의
지평에서 사라지신다.
왜냐하면 주님이 내 삶의 순간 순간 함께 하심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보이지 않는 주님의 사랑이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랑의 실재가 없다는 신앙의 단계를 넘어서는 성숙을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통해 내가 경험했기에 주님 또한 나를 믿고 숨어버리신다.

부활 신앙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매 미사안에서 나에게 다가오시는 성체 성사의 신비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이다. 죽음에서 삶을, 절망에서 희망을, 어둠에서 빛을, 구속에서 자유를
받아들이는 열린 눈, 열린 귀, 열린 손과 발, 열린 마음뿐이다.
여기에 부활 신앙의 신비가 담겨 있다.

"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루가 24, 3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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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5 23:03 2008/04/05 23:03
2008/03/15 18:13  |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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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렛 예수

                                   詩人 具常.

나자렛 예수!

당신은 과연 어떤 분인가?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

강도들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기구망측한 운명의 소유자,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상놈들과 창녀들과 부역자들과

원수로 여기는 딴 고장 치들과

어울리며 먹고 마시기를 즐긴 당신,

가난한 사람들에게

굶주린 사람들에게

우는 사람들에게

의로운 일을 하다 미움을 사고

욕을 먹고, 쫓기고

누명을 쓰고 사람들에게


"행복된 사람은 바로 당신들"이라고

"하느님 나라는 바로 당신들 차지"라고

엄청난 소리를 한 당신,


소경을 보게 하고

귀머거리를 듣게 하고

앉은뱅이를 걷게 하고

문둥이를 말짱히 낫게 하고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도


스스로의 말대로 온 세상의 미움을 사고

욕을 먹고, 쫓기다가

마침내 반역자란 누명을 쓰고

볼꼴없이 죽어 간 철저한 실패자,


내가 탯줄에서 떨어지자 맺어져

나의 삶의 바탕이 되고, 길이 되고

때로는 멀리하고 싶고, 귀찮게 여겨지고,

때로는 좌절과 절망까지를 안겨 주고

때로는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생판 낯설어 보이는 당신,


당신의 참모습은 과연 어떤 것인가?

당신은 사상가가 아니었다.

당신은 도덕가가 아니었다.

당신은 현세의 경륜가가 아니었다.

아니 당신은 종교의 창시자도 아니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지식을 가르치지 않았다.

당신은 어떤 규범을 가르치지 않았다.

당신은 어떤 사회 혁신운동을 일으키지 않았다.

또한 당신은 어떤 해탈을 가르치지도 않았다.

한편 당신은 어느 누구의

과거 공적이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았고

당신은 어느 누구의

과거 죄악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았고

당신은 실로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이나 말을 뒤엎고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고

고통받는 인류의 해방을 선포하고


다만, 하느님이 우리 아버지시요,

그지없는 사랑 그 자체이시니

우리는 어린애처럼 그 품에 들어서

우리도 아버지가 하시듯 서로를 용서하며

우리도 아버지가 하시듯 다함없이 사랑할 때


우리의 삶에 영원한 행복이 깃들고

그것이 곧 "하느님의 나라"라고 가르치고

그 사랑의 진실을 목숨 바쳐 실천하고

그 사랑의 불멸을 부활로써 증거하였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작고하신 구상시인의 "나자렛 예수"라는 시를 읽으며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길래 십자가상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셨는지 깊이 묵상하고 내 자신을 성찰한다.
"호산나, 다윗의 왕"이라는 환호를 받으시며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예수님!
많은 군중들이 바라는 정치적인 메시아로서 로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독립시켜
권력과 명예, 부를 가져다주실 분이 아니라 철저한 무력함으로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신
실패한 메시아였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미완의 메시아가 아니라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인 권력보다는 인간적인 연약함에 감춰진 사랑이 모든 이념을 초월한
가장 강한 힘이었음을 깨닫고 십자가에서 처절히 죽어간 인간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고 있다.

"예수님이 그리스도시다."라는 신앙의 울림은 지금 여기서 "부유하게 되려는 욕심", "세상의
헛된 영광", "고삐풀린 교만함"의 유혹을 극복하고 가장 본래적인 인간이 되는 길은
십자가 죽음을 통한 자기비움에 깃든 하느님의 사랑에 있음을 자신의 삶으로 체험하고 있다.

나도 예수님을 따라 그 십자가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
토마 사도는 동료 제자들에게 "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 16) 라고
말씀하시듯 나도 힘보다는 연약한 사랑의 그 길을 걷고 있는지 깊이 성찰하고 있다.

길벗 고수 외침.



 
2008/03/15 18:13 2008/03/15 18:13
2007/05/19 10:20  |  작은배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깁니다.
 토마스 머튼 수도승(1915-1968)

당신은 제 영혼을 훤히 아십니다.
제 영혼 속의 모든 일을 꿰뚫고 계십니다.
그 일을 제 뜻대로가 아닌 당신 뜻대로 하십시오.

오, 하느님!
저를 당신께로 이끌어 주십시오.
저를 오직 당신의 순연한 사랑으로 채워 주십시오.
제가 당신 사랑의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에게 그 길을 확연히 보여주시고,
결코 그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당신은 그릇됨 없이
위험에서 저를 이끌어 주실 것이고,
저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저는 온전히 당신에게 속해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에게는 아무런 두려움도 없을 것입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누군가에게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입니다.
병실에서 죽음을, 큰 수술을 앞에 두고 있는 말기 암환자나 수술 전 환자분들은
자신의 힘으로는 단 하루도, 한 시간도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며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모습을 자주
뵐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어리석게도 당신의 도우심없이 제 힘으로 무엇인가를 늘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제 힘으로 한 모든 일이 때로는 자신에게 자부심보다는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올 때가
더 많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 당신의 자비하신 두 손에 제 영혼을, 제 마음을, 제 의지를 송두리째 맡겨
드립니다.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는 삶이 제 믿음의 길이며 구원의 시작임을 오늘도 저의 어리석음 속에서
고백합니다.
"주님,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 주십시오." 아멘.

길벗 고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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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9 10:20 2007/05/19 10:20
2007/05/01 23:06  |  선장의 하루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수유동 공동체에서 나원균몬시뇰과 현동준 신부님, 전기석, 임희택, 라오진 신부와 함께 아침 9시 10분에
보령시에 있는 갈매못 순교 성지를 향해 떠났다.
우리 공동체가 작년에 설악산을 다녀온 이후 올해 첫 나들이였다.
다 함께 가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인원이 많다보니 날짜를 맞추기가 그리 쉽지 않아 시간을 낼 수
있는 신부님들만 떠난 것이었다.
작년 겨울 말에 갈매못 성지를 가서 대전교구 이용호 신부님을 만났다. 성지를 가꾸면서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성전을 지었는데 참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 사진을 촬영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어 오늘은 작은 디카를 준비해 길을 떠났다.
행담도 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광천 IC로 나와 이정표를 보고 갈매못 성지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40분 쯤이었다.
대성전에 오르는 원형의 길이 참 아름다웠고 언덕 위에 있는 성당을 향해 계단없이 걸어 올라가면서 우측 난간에
있는 청동 십사처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중간 쯤 걸어서 올라가면 소성당이 있는데 성체 조배를 할 수 있도록
십자가 안에 있는 감실이 아름답고 좌측으로 보이는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대성전을 향해 걸어 올라가면 우리를 맞이하듯 성모자상이 눈에 들어온다.



대성당의 내부의 구조를 살펴보면 제대 뒤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다. 십자가 뒤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면 주교님과 교우들이 순교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 숲 속 나무 뒤에 숨어 눈만 반짝이며 숨죽이고 있는 많은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 모습은 마치 오늘 날 순교의 정신을 살리지 못하고 신앙인답게 살지
못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자 거울처럼 느껴진다. 그 당시에도 선뜻 죽음을 각오하고 순교대열에 나서지 못한
많은 교우들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십자가 뒤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좌우로 열리면 갈매못처럼 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펼쳐진다는 것이며 일몰 때 스테인드글라스를 향해 낙조가 드리우면 그리 아름다울 수가 없다고 한다.

여러분도 성모 성월 5월을 맞이하여 성지를 떠나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 보시는 좋은 시간이 되시길 기도한다.



2007/05/01 23:06 2007/05/01 23:06